키알못의 ZUOYA GMK67-S 저소음 피치축 키보드 리뷰

요새 본격적으로 코딩을 시작하면서, 코딩하기 좋은 키보드를 찾고 있었다. 그동안은 노트북 키보드로 하고 있었는데, 세상 모든 것은 장비빨이라는 나의 지론에 따라 코딩을 위한 뉴 키보드를 사게 되었다. 
 
키보드를 고를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두 가지 중요사항이 있었다.
첫 번째는 조용함이었다. 나는 2인실 기숙사에 살아서 룸메이트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축을 골라야 했다. 예전에 긱사에서 조용하기로 유명한 한성 무접점 키보드를 써봤는데, 예상보다 훨씬 시끄러웠다. 그래서 더 조용한 축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가장 유명한 것은 오테뮤 라임축과 피치축이었다. 라임축은 걸리는 소리가 있고, 피치축은 없다고 해서 피치축으로 결정했다.
 
두 번째 고려사항은 컴팩트함이었다. 초 맥시멀리스트인 나는 기숙사에도 수많은 물건을 쌓아 두고 산다. 그런 공간에서 풀배열 키보드를 쓴다? 가뜩이나 난잡한 책상이 더 난잡해질 것이다. 작은 키보드를 사면 여기저기 (카페 같은 곳에) 들고 다니기도 좋다. 그래서 최대한 작은 키보드를 들여오기로 했다. 나는 f1~f12키를 별로 쓰지 않기 때문에 맨 윗줄을 없앤 미니멀한 배열도 괜찮았다. 방향키마저 없앤 극단적인 키보드도 있는데 (anne pro 등) 나는 방향키를 평소에 많이 써서 그런 키보드는 쓰기 어려울 것 같았다. 
 
키잘알 친구는 독거미 키보드 (AULA F65) 를 추천했는데, 중고 장터에 매물이 없었다... 그냥 새로 사야 하나 고민하다가 당근에서 발견한 GMK67-S. 방향키 있는 저소음 피치축 미니배열 키보드... 딱 내가 찾던 키보드잖아? 바로 구매 연락을 넣고 거래했다. 
 

 
그렇게 마주한 나의 아름다운 키보드. 내 생각보다는 살짝 컸는데 (아마 lcd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자주 메는 백팩에는 쏙 들어가는 사이즈여서 괜찮았다. 오른쪽에 있는 화살표 모양은 뭐지? 하면서 열어봤는데 2.4G 블루투스 동글을 수납하는 장소였다. 이걸 굳이 앞에다가 넣어야 했을까 의문이다. 뒤에 넣었다면 더 예쁘지 않았을까? 빈 공간이 허전하니까 이렇게 넣었나? 그래도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GMK67-S 저소음 피치축 키보드 타건 영상

그리고 대망의 타건 타임. 키감은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들어가는 느낌이다. 멤브레인 키보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사무용? 키보드) 랑 비슷하게 느껴진다. 소리는 체감상 무접점 키보드보다 훨씬 조용했지만, 울리는 소리? 가 살짝 느껴진다. 키잘알 친구에게 들려주니 "스테빌 소리 조금 나는 거 빼고는 괜찮은데? 윤활하면 괜찮을 듯" 이라고 했다. 조만간 친구한테 윤활하는 법도 배워와야겠다. 
 

 
불 끄고 LED도 켜봤다. 생각보다 무지개색 백라이트가 예쁘더라. 나 게이밍 감성 좋아하는구나... 당분간 오직 키보드 백라이트 감상만을 위해 어둠의 자식이 될 것 같다. 
 
지금도 이 키보드로 글을 쓰고 있는데, 타이핑하는 게 너무 재밌고 힐링된다. 인터넷에서는 피치축 키감이 재미없다는 평이 많았는데, 한동안 노트북 키보드로만 글을 써오던 나는 기계식 축으로 타이핑하는 것 자체가 재밌다. 진작 살 걸 그랬나 보다. 코딩이 술술 될 것만 같다. 
 
단점: 물결표를 어떻게 입력하는지 모르겠다...?
shift + esc 조합으로 입력한다고는 나와있는데 왜 안되는 거지
( 해결: fn + shift + esc 조합으로 입력하면 된다! 입력하는 방법이 복잡해서 말끝마다 물결 붙이는 습관이 사라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