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레포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러브라이브 출전하러 안 갈 거야?

나의 현 상태

 

그렇지? 너무나 무서운 꿈이었어... 이제 러브라이브 출전하러 가야지..!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갈!!!!! 정신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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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대철학 드랍 위기에 처했다. 교수님의 말에 정말 하나도 집중이 안 된다. 뭐라는지 모르겠다. 돌아버릴 것 같다. 가끔씩 하는 말을 들으면 '왜 저런 걸 가지고 몇십분을 끌고 앉아 있는 거야...?' 같은 생각만 든다. 강의는 플립 러닝 식으로 진행되는데, 나는 플립러닝의 플립러닝을 하고 있다. 그렇다. 교수님께서 올려 둔 강의 자료를 미리 보지 않고 수업 시간에 다른 학생들이 토론하고 있을 때 그제서야 자료를 보고 앉아 있는 학습법을 따르고 있다. 이러니까 집중이 될 리가 있나. 애초에 나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별로 관심도 없었다. 우주발생론부터 아잇 이거 뭐야 하고 던진 소이철과 반쯤 보다가 버린 국가론과 아직 펼치지도 않은 니코마코스 윤리학... 난 대체 왜 이런 과목을 선택한 걸까? 이거 드랍하면 10학점인데...

 

고전탐구세미나 시간에도 맨날 딴짓한다. 애초에 난 노자 같은 건 듣고 싶지도 않았다고. 한비자가 아니라서 다행인 걸까? 그래도 싫다... 나는 대체 왜 자전 전공수업에 고전 세미나가 있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니네가 인문대학이세요...? 어차피 자전 학생들은 다 컴공경제경영 가고 싶어한다구요.. 하지만 이건 전공수업이므로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만 한다. 안 버티면 진짜 학교 7년 다녀야 할 지도 모른다.

 

그나마 요새 하고 있는 건... 집회 나가기 정도이다. 학생회관 앞에서 한 세월호 기억문화제 공연에서 바위처럼도 추고, 경복궁역에서 한 기억대회에도 나가고,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 못했던 고공농성 투쟁문화제에도 갔다. (이제 슬슬 바쁘다는 핑계는 대려야 댈 수가 없다. 10학점 듣는 대학생이 시간빌게이츠지 뭐겠어요?) 동아리에서 불나비 몸짓도 배우고 있다. 열심히 익혀서 4월 30일에 있는 노동절 청년학생 전야제에서 공연을 해야 한다. 동아리에서 공연을 하지 않을 때의 나는 여전히 집회에서 머릿수만 채우는 역할이다. 그 이상은 나의 저질 사회성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글을 쓰다 보니까 이딴 식으로 살아도 되는지에 대한 후회가 밀려온다. 나같은 놈한테는 룸펜이라는 말도 아깝다. 인간실격 짐승합격이다. 개선의 여지도 없다. 힘이 죽 빠져나가는구나... 책도 읽어야 하는데. 일리옌코프의 변증법적 논리학을 아직도 완독하지 못했다. 언제쯤 읽으려나. 인생이 너무 싫다. 이세계 트립해서 차라리 러브라이브나 출전하러 가고 싶다...............